휴대폰을 임의제출했을 때, 포렌식은 어디까지 허용되나
한눈에 보기
- 임의로 제출한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8조). 동의하면 영장 절차가 생략됩니다.
- 다만 휴대폰 같은 정보저장매체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는 것이 원칙이고, 매체 자체를 통째로 가져가는 것은 예외입니다(제106조 제3항).
- 복제본을 수사기관 사무실로 옮겨 탐색·출력할 때는 피압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 참여 기회를 안 줬다고 해서 증거가 항상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휴대폰입니다. "제출해 달라고 하는데 줘야 하나요", "주면 안에 있는 걸 다 보나요" 같은 것들입니다.
이 문제는 임의제출과 전자정보 압수의 범위라는 두 축으로 나눠 보면 정리됩니다.
1. 임의제출은 영장 절차를 생략시킵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동의해서 제출하면 그 자체로 압수의 근거가 됩니다. 영장 발부 여부를 법관이 판단하는 단계가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이 점이 임의제출의 실질적 의미입니다.
그래서 "어떤 의사로 제출했는가"가 나중에 쟁점이 됩니다. 제출 당시의 상황과 설명받은 내용이 문제되는 사건이 실무에서 적지 않습니다.
2. 정보저장매체는 원칙이 하나 더 있습니다
휴대폰은 일반적인 물건과 다릅니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은 압수 목적물이 정보저장매체인 경우를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 다만,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보저장매체등을 압수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도 준용됩니다(제219조).
| 방식 | 조문상 위치 | 의미 |
|---|---|---|
| 범위를 정해 출력·복제 | 원칙 (제106조 제3항 본문) | 기간·상대방·파일 종류 등으로 특정해 필요한 부분만 받음 |
| 매체 자체를 압수 | 예외 (같은 항 단서) | 범위 특정이 불가능하거나 목적 달성이 현저히 곤란한 때 |
즉 휴대폰을 통째로 가져가는 것이 기본값이 아닙니다. 예외 사유가 있을 때 허용되는 방식입니다.
3. 복제본을 옮겨 탐색할 때는 참여권이 따라붙습니다
현실적으로는 현장에서 범위를 특정하기 어려워, 이미징 등 복제본을 만들어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탐색·출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계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도19106 판결
이 판결의 요지는 두 갈래입니다.
첫째, 복제본을 옮겨 복제·탐색·출력하는 경우에도 피압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의 임의적인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피압수자 측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했거나 참여 보장의 취지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는 정도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압수·수색이 적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는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만을 복제·출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둘째, 변호인의 참여권은 고유권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가 정한 변호인의 참여권은 피압수자의 보호를 위하여 변호인에게 주어진 고유권이므로, 설령 피압수자 본인에게 집행 일시·장소를 통지하고 본인이 참여 의사나 불참 의사를 명시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호인에게는 별도로 집행 일시·장소를 통지하는 등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4. 다만 절차 위반이 곧 증거 배제는 아닙니다
여기가 오해가 가장 많은 지점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원칙적으로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와 이를 기초로 얻은 2차적 증거는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예외를 인정합니다.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이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형사사법 정의 실현이라는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판단은 ▲절차 조항의 취지 ▲위반의 내용과 정도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보호하려는 권리·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절차 위반과 증거 수집 사이의 관련성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루어집니다.
실제로 위 2024도19106 사건에서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참여권에 관한 법리를 위와 같이 설시하면서도, 결론적으로 해당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변호인 참여를 안 시켰으니 증거가 무효"라는 식의 단순한 결론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위반의 내용과 정도, 그것이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했는지를 사안별로 따져야 합니다.
5. 정리
- 임의제출은 영장 판단 단계를 생략시킵니다. 제출 여부와 그 의사가 뒤에 쟁점이 됩니다.
- 정보저장매체는 범위를 정해 출력·복제받는 것이 원칙이고 매체 통째 압수는 예외입니다.
- 복제본 탐색 단계에도 참여권이 미치고, 변호인의 참여권은 본인과 별개의 고유권입니다.
- 다만 절차 위반이 자동으로 증거 배제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종합적 판단의 문제입니다.
휴대폰 제출을 요구받으신 단계라면, 제출 여부보다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 사안인지를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휴대폰 제출을 요구받았을 때 확인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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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제출인지 영장집행인지 구분한다
근거가 다릅니다. 임의제출은 제출자의 의사에 기초하므로, 어떤 의사로 제출하는지가 뒤에 쟁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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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출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법은 정보저장매체의 경우 범위를 정하여 출력·복제하여 제출받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기간·대화 상대·파일 종류로 범위를 좁힐 수 있는 사안인지 먼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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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의사를 명확히 밝힌다
탐색·복제·출력 과정에 참여할 것인지 밝혀 둡니다.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기록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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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참여를 따로 신청한다
변호인의 참여권은 피압수자와 별개로 변호인에게 주어진 고유권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본인이 참여 여부를 밝혔더라도 변호인 통지는 별도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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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목록과 전자정보 상세목록을 받는다
무엇이 실제로 압수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혐의사실과 무관한 정보가 포함되었는지는 여기서부터 확인합니다.
관련 법령 한눈에
형사소송법 제218조 (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 시행 2026. 7. 1.
검사,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기타인의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 (압수 — 정보저장매체) 시행 2026. 7. 1.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 다만,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보저장매체등을 압수할 수 있다.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준용 — 제219조)
형사소송법 제121조 · 제122조 (참여권과 통지) 시행 2026. 7. 1.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참여할 수 있다(제121조).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함에는 미리 집행의 일시와 장소를 위 사람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다만 참여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명시한 때 또는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제122조). 이 조항들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준용됩니다(제219조).
※ 조문과 시행일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반드시 최신 조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