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알바인 줄 알았는데 마약 운반이었다면

· 최종 수정 · 작성 권진호 변호사

한눈에 보기

  • 옮기기만 했다는 사정은 처벌 대상에서 빠지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대마는 운반이, 향정신성의약품은 소지·관리가 조문에 적혀 있습니다.
  • 다만 무엇을 옮기는지 알았는가는 별개의 쟁점입니다. 고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 실무에서는 대가의 크기, 전달 방식, 대화 내용이 인식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 단순 운반인지 유통 구조에 편입된 것인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지고, 몰수·추징이 별도로 따라붙습니다.

"단순 배송인데 일당이 크다"는 제안이 있습니다. 물건을 지정된 장소에 두고 오거나, 어딘가에서 찾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입니다. 연락은 대부분 메신저로만 이루어지고, 상대방의 신원은 알 수 없습니다.

이 구조는 우연이 아닙니다. 운반 단계를 외부에 맡겨 유통 조직과 물건 사이의 연결을 끊어두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적발되었을 때 먼저 붙잡히는 것은 운반한 사람입니다.

운반은 조문에 적혀 있는 행위입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나는 옮기기만 했다"는 사정은 처벌 대상에서 빠지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운반 자체가 조문에 규정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대마의 경우 제61조 제1항 제6호가 "재배·소지·소유·수수·운반·보관"을 나란히 놓고 있습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 제60조 제1항 제2호가 "수수·소지·소유·사용·관리" 등을 규정합니다. 물건을 건네받아 가지고 이동한 행위는 이 안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실제 쟁점은 "알았는가"입니다

처벌 여부를 가르는 것은 고의입니다. 무엇을 옮기는지 몰랐다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몰랐다는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무에서는 여러 정황을 종합해 알았거나 적어도 짐작할 수 있었는지를 판단합니다. 자주 문제되는 것은 이런 것들입니다.

정황 무엇을 보는가
대가의 크기 통상적인 배송 대가와 비교해 지나치게 큰가
전달 방식 직접 만나지 않고 특정 장소에 두고 오는 방식이었는가
연락 수단 대화가 자동 삭제되는 메신저만 사용했는가
지시 내용 내용물을 확인하지 말라거나, 경찰을 피하라는 취지의 지시가 있었는가
본인의 반응 이상하다고 느낀 정황이 대화에 남아 있는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정황들이 대화 기록에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화를 지우는 것이 최악의 선택이 됩니다. 불리한 부분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유리한 맥락도 함께 사라지고, 삭제 행위 자체가 별도로 문제됩니다.

단순 운반인가, 유통에 편입된 것인가

같은 "운반"이라도 관여 정도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집니다.

한 차례 지시받아 옮긴 경우와, 반복하면서 다른 사람을 모집하거나 대금을 관리한 경우는 다릅니다. 후자로 평가되면 매매나 알선 쪽으로 넘어가고, 마약에 관한 매매·알선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제58조 제1항 제1호)입니다. 여기에 영리 목적이나 상습성이 더해지면 제58조 제2항으로 더 무거워집니다.

그래서 수사 초기에 정리해야 할 것은 "인정하느냐 부인하느냐"가 아니라 본인의 관여가 어디까지였는지를 사실관계로 확정하는 일입니다.

몰수와 추징은 형과 별개로 붙습니다

제67조는 죄에 제공한 마약류와 시설·장비·자금 또는 운반 수단, 그리고 그로 인한 수익금을 몰수하도록 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합니다.

운반에 사용한 차량이 몰수 대상으로 검토될 수 있고, 받은 대가는 추징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입금 시점과 금액을 확인해 두는 일이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추징액의 근거를 다투는 준비가 됩니다.

실무 관점 이런 사건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놀란 상태에서 대화를 지우는 것입니다. 지워도 복원되는 경우가 많고, 그러면서 인식 여부를 다툴 근거만 함께 없어집니다. 연락이 온 시점부터의 경위를 시간 순으로 적어 두는 편이 먼저입니다.

이런 연락을 받았다면 정리해야 할 것

  1. 대화 내역을 지우지 않는다

    텔레그램·카카오톡 대화는 인식 여부를 다투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입니다. 불리해 보인다고 지우면 오히려 증거인멸이 문제되고, 유리한 맥락까지 함께 사라집니다.

  2. 어떤 조건으로 제안받았는지 시간 순으로 적는다

    처음 어떤 광고·연락을 통해 접촉했는지, 무슨 일이라고 들었는지, 대가는 얼마였는지, 언제 이상하다고 느꼈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이 흐름이 인식 여부 판단의 뼈대가 됩니다.

  3. 받은 돈의 흐름을 확인한다

    입금 시점과 금액은 대가성과 관여 정도를 보여주는 자료이면서, 동시에 추징액 산정과 직결됩니다.

  4. 그만둔 시점이 있다면 그 경위를 남긴다

    중간에 그만두었거나 거절한 사실이 있다면 그 시점과 이유가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관련 법령 한눈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1조 제1항 제6호 (벌칙) 시행 2026. 1. 2.

제4조 제1항을 위반하여 대마를 재배·소지·소유·수수·운반·보관하거나 이를 사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원문 보기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 제1항 제2호 (벌칙) 시행 2026. 1. 2.

제2조 제3호 나목 및 다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매매, 매매의 유인·권유·알선, 수수, 소지, 소유, 사용, 관리, 조제, 투약, 제공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원문 보기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1호 · 제2항 (벌칙) 시행 2026. 1. 2.

마약을 수출입·제조·매매하거나 매매를 유인·권유·알선한 자 또는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소유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이 행위를 한 자는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원문 보기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몰수) 시행 2026. 1. 2.

이 법에 규정된 죄에 제공한 마약류·임시마약류 및 시설·장비·자금 또는 운반 수단과 그로 인한 수익금은 몰수한다. 다만, 이를 몰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원문 보기 ↗

※ 조문과 시행일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반드시 최신 조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고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범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몰랐다는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고, 제안받은 경위·대가의 크기·전달 방식·대화 내용을 종합해 알았거나 적어도 짐작할 수 있었는지를 판단합니다. 통상적인 배송 업무와 조건이 크게 달랐다면 그 차이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물건을 열어보지도 않았는데 소지가 되나요?
소지는 사실상의 지배를 뜻하므로 내용물을 확인했는지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무엇을 지배하고 있다고 인식했는지가 함께 문제됩니다.
돈을 받지 않았어도 처벌되나요?
대가 수령은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대가는 관여 정도와 양형, 그리고 추징액 산정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광고를 보고 지원한 것뿐인데 조직원으로 취급되나요?
관여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시를 받아 한 차례 옮긴 경우와 반복적으로 수행하며 하위 조직을 관리한 경우는 적용 조문과 양형이 모두 달라집니다. 다만 영리 목적이나 상습성이 인정되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제58조 제2항).
자수하면 도움이 되나요?
자수는 형법상 감경 사유가 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다만 시점과 진술의 범위를 함께 검토해야 하므로, 무엇을 어떻게 말할지 정리한 뒤 진행하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미성년자인데 같은 기준으로 처벌되나요?
소년사건은 절차와 처분이 다릅니다. 다만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수수·조제·투약·제공하거나 향정신성의약품·임시마약류를 매매·수수·조제·투약·제공한 사람에 대해서는 제58조 제1항 제7호가 별도로 무겁게 정하고 있습니다.

권진호 변호사

서울중앙지방법원·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도보 거리인 교대역 사무실에서 형사 사건을 상담·수행하고 있습니다. 사무장 없이 변호사가 직접 상담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 진행 경과에 따라 달라지며, 이 글은 어떠한 결과도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건은 반드시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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